차고에서 즐기는 셰프의 바베큐. — 호주 출신에 <소금집> 총괄셰프였던 분이 차린 바베큐하우스. 기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연희동의 한적한 골목. 네온사인 아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미국미국한 얼터너티브록이 날 반긴다. 차고 모습을 띈 전고 높은 반지하에 시원한 록사운드가 공간을 채우니 들어서는 순간 시원해지는 기분. 이 집의 바베큐는 몇 가지 부분에서 특별함을 가진다. 단체 플래터 중심인 타 식당 대비 모든 메뉴가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풀드포크 메뉴에는 풀드포크와 함께 모닝빵, 체다치즈 콘, 파인애플 살사 등이 포함되어 있어 추가적인 사이드 주문이 불필요하다. 여기선 커플 아니어도 바베큐 먹을 수 있어요… 단순한 바베큐에서 멈추지 않고, 추가적인 요리를 통해 색깔을 부여한다. 담백한 풀드포크는 양념에 버무린 뒤 매콤한 살사와 꽈리고추구이를 곁들이고, 맥앤치즈는 네모나게 뭉친 뒤 튀겨 새로운 핑거푸드로 변모시킨다. “이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오늘날의 요식업 전쟁 속 필수적인 무기다. 마지막으로 이곳 음식은 부담이 없다. 필리치즈스테이크나 맥앤치즈 등 미국식 느끼함의 대명사와도 같은 음식들을 주로 팔면서도 매콤함, 새콤함, 상쾌함 같은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끝까지 지치지 않도록 한다. 쉽게 돼지가 되는 법 = 여길 자주 오면 됨. 최근에 파트너 없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는 사장님. 정든 첫 가게를 정리하고 좀 더 작은 공간으로 옮기는 걸 고민 중이라 하시는데, 반지하의 옅은 햇볕을 받은 부산싸내의 거친 머스태시가 어쩐지 애잔해 보인다. 앞길을 응원합니다! instagram: colin_beak
인 더 게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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