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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2년

냉면 가격에 먹는 서울 최고의 불고기. ⠀ — 외국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음식은 김치, 그 다음은 아마도 불고기일 거다. 근데 막상 누군가 불고기집을 추천해 달라면 마땅히 떠오르는 집이 없었다. 머릿속 리스트엔 <우래옥>, <남포면옥>, <한일관> 정도가 있는데 1인분에 3만원이 넘는 험악한 가격 때문에 추천하기엔 주저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말할 수 있다. 불고기를 먹고싶다면 을지로 <보건옥>으로 가라고! ⠀ 40여년 된 노포다. 마장동에서 떼 온 소고기를 육사시미, 로스구이, 불고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낸다. ⠀ 찰진 식감으로 입에 착착 달라붙는 육사시미로 시작. 이어서 무쇠판을 소기름으로 코팅한 뒤 등심주물럭을 올리자 치이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요즘 고기처럼 금새 녹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은은한 참기름 향과 함께 씹을수록 육즙이 쫙쫙 뽑아져 나온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로스구이다. ⠀ 불고기는 1인분에 1.7만원. 우래옥의 냉면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 반드시 <옛날 불고기판>으로 요청을 드려야 한다. 가운데가 봉긋한 추억의 불고기판. 가에는 사골과 양지로 진하게 낸 육수를 붓고 가운데에는 저민 한우 뒷다리살을 주문 즉시 양념하여 올린다. ⠀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불고기의 양념과 육즙이 묵직한 소 육수 속으로 흘러내린다. 담백한 육수와 고소한 육즙이 서로 뒤엉키면서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의 맛이 기가 막혀진다. 이 때 식탁에 오르는 맵짠한 고추지. 저탄고지는 개나 줘버려, 사람답게 탄수화물 먹고 살자며 쌀밥에, 소면에 플렉스 해버렸다. ⠀ 함께한 형님들이 진짜 여기는 더 안 알려졌으면 좋겠단다. 형님들 미안해요. 맛있는 건 나눠야죠. * 유의: 불고기 주문 시 <옛날 불고기판> 꼭 기억하세요. 아니면 전골식으로 끓여먹게 되는데 그러면 이 집의 매력을 느끼기 어려워요! — www.instagram.com/colin_beak

보건옥

서울 중구 창경궁로8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