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싶을 때 달려가는 퇴폐적인 스시롤집. — 세상은 넓고 가고싶은 곳은 많기에 단기간 내에 같은 식당을 여러번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근데 언제부턴가 1차에서 술이 얼큰해져서 김유신의 말 위에 엎어져있으면 도착해있는 곳이 있으니, 서울에서 내가 제일 애정하는 스시롤집 <스시702>이다. 분위기는 퇴폐적이고, 라스베가스에서 온 사장님 Ed는 갱스터 느낌이 물씬 풍긴다. 힙합 클럽 수준의 높은 데시벨도 식당에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그냥 다 이상한데, 왠지 모르게 끌려… 첫 방문에는 혼술을 즐겼고, 동생네 부부를 데려갔을 땐 제수씨의 음주 포텐셜을 확인했으며, 구 회사 동료들을 데려갔을 땐 원팀 스피릿을 느낄 수 있었다. 매번 갈 때마다 내일 또 오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밥집을 가장한 술집이다. 늘 신기한 건 투박한 외모의 Ed 사장님이 만들어주는 섬세한 맛의 스시롤이다. 이 사람 돈 벌 생각이 아예 없구나 싶게 때려박는 재료는 그렇다치고, 재료들을 각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조리하고, 또 매력적으로 조합하는 게 정말 보통이 아니다. Taster’s High 랄까. 먹으면 기분이 붕 뜨는 그런 음식. 여기 음식이 그렇다. 왠지 모르게 심리적 거리감이 있었던 금호동에서 압구정으로 이사를 왔다. 대리주차도 가능하고, 공간도 더 확장됐다. 앞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바 구석에서 술에 취해 스시롤을 흡입하고 있는 한 아저씨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instagram: colin_beak
스시 702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8길 3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