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원에 맛보는 궁극의 분식튀김 코스요리. — 신림동 고시촌을 비추는 두 개의 빛. 아침엔 <라빈느>, 저녁엔 <빠사삭>.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분식집 튀김은 튀김옷을 두툼하게 입혀 미리 튀겨 두었다가 주문과 함께 기름에 데워 내는, 떡볶이의 곁들임 정도의 포지션을 가진 음식이다. 반면 최근 늘어난 일본식 튀김집들은 아주 비싸게 포지셔닝되고 있는데, 그걸 보면서 왠지 모르게 속이 쓰렸더랬다. <빠사삭>은 이런 분식집 튀김의 이미지를 빠사삭 부숴버리는 곳이다. 김말이, 새우, 오징어 같은 분식집의 스테디셀러 외에도 계란지단, 파인애플, 통순대, 쥐포 같은 색다른 재료들을 튀겨내는데, 재료들 본연의 식감은 살려내면서 튀김옷은 기분좋게 바스락거리도록 튀겨내는 솜씨가 정말 보통이 아니다. 인상깊었던 계란지단튀김은 계란을 풀어 도톰한 모양으로 익힌 뒤 그대로 튀겨냈는데, 계란과 튀김옷 싸움에 고소함 터진다. 부드럽고 달달한 국물 떡볶이에 튀김 세 종류가 포함된 세트가 6,500원. 1천원대의 다양한 튀김들을 추가하여 나만의 코스로 즐길 수 있다. 크리미하게 따라낸 생맥주를 곁들여 궁극의 K-튀김을 먹고 있자니, 국뽕이 차오르며 몇 만원 주고 덴푸라, 쿠시카츠 먹으러 갈 필요가 있나 싶더라. instagram: colin_beak
빠사삭
서울 관악구 신림로17길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