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것에서 특별한 것으로. 야끼니꾸의 오리지널에 가까이 있는 곳. — 광복 이후 재일 한국-조선인들이 일본인들이 잘 먹지 않는 부위들을 구워 팔던 것이 야끼니꾸의 시작이다. “호르몬”이라 불리는 소/돼지의 내장도 많이 구워 먹었는데, 이 단어의 어원은 ‘버려지는 물건’이라는 뜻의 간사이지방 사투리다. 이것만 봐도 야키니쿠라는 식문화가 일본에서 어떤 취급을 받으며 태동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호르몬규상>은 <우시야>와 <로바타탄요>로 강남에 일본식 구이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한성일 대표님의 야키니쿠야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포커스를 호르몬(내장)과 특수부위에 맞추고 있는데, 이제는 많이 보편화된 우설, 특양 뿐 아니라 소꼬리, 목연골, 울대, 식도, 동맥 등 아주 세밀하게 정형된 부위들을 맛 볼 수 있다. 우설의 아랫 부위를 따로 정형해 갈비살 같은 쫄깃함이 나는 ‘탄스지’, 오돌뼈처럼 오독오독 씹히는 ‘목연골’, 마치 뼈에 붙은 차돌박이처럼 기름맛이 매력적인 ‘소꼬리’… 확실히 일반적인 살코기 보다는 특수부위 쪽이 훨씬 더 흥미롭고, 만족스럽다. 마무리 곱창국밥과 붕어(싸만코)사시미도 빼먹으면 안되는 코스. 버려지던 부위들은 어느새 특별하고 귀한 부위가 되었다. 근사한 식당에서 값비싼 내장구이를 먹으며, 그 옛날 타지에서 천대를 받으며 이를 팔았을 사람들을 떠올리니 묘한 감정이-. instagram: colin_beak
호루몬 규상
서울 강남구 언주로148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