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야말로 리틀도쿄. — 서울에서 일본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동네 동부이촌동. 10여년 전 만해도 이곳은 “리틀도쿄”로 불리던 서울의 일본음식 메카였다. 예컨대 ‘스즈란테이’가 풍기는 일본가정식의 감성과 아파트 상가 지하 ‘미타니야’의 힙합은 당시에 범접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울일본인학교가 상암동으로 이전하고, 홍대에 일본 일상식이, 압구정 일대에 스시야와 이자카야 문화가 꽃 피우면서 이 동네가 예전에 가졌던 일식 성지의 이미지는 많이 퇴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동네주민들과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는, 홍대나 압구정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아늑함이 존재하는 동부이촌동의 밥집과 술집들은 분명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내가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자카야 중 한 곳인 <미타스> 역시 그렇다. 이촌시장의 좁은 골목에 자리 잡은 술집. 주방을 둘러싼 낡은 다찌와 짙은 고동색의 가구들, 오래된 소품들은 내 머릿속 일본 심야식당의 이미지를 빼닮았다. 음식은 감성 그 이상. 멘치카츠는 서울에서 가장 이름난 이치에의 그것에 필적할만 하고, 접시에 조촐하게 나오는 전갱이 소금구이의 맛은 조촐함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얇게 저민 소고기를 두부와 함께 간장에 조린 니꾸도후는 어쩐지 마음이 훈훈해지는 맛이다. 동부이촌동이란 동네가 가진 감성에 더하여, 리틀도쿄라는 수식어가 하나도 아깝지 않은 곳. www.instagram.com/colin_beak
미타스
서울 용산구 이촌로75길 16-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