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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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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한식 주점의 말쑥한 변신. — 국내에서 한식은 제 값 받기가 참 쉽지 않다. 낮은 가격 실링은 식당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서비스, 위생, 음식의 맛까지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런 악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한식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려는 시도들이 요즘 많이 보이는데, ‘어물전청’은 그 대표주자 중 하나다. “한식이 미래다”를 외치는 남성렬 셰프님과 강남에 여러 라운지바와 식당을 운영 중인 젊은 대표님이 힘을 합친 곳. 압구정 본점의 성공에 힘입어 잠실과 한남에도 지점을 냈다. 청색의 압도적인 대문을 열고 식당에 들어서면, 블링블링한 천장 아래 넓게 펼쳐진 셰프들의 무대가 보인다. 맡김차림의 형식 위에 몰라보게 말쑥한 차림을 한 한식 요리들이 이어진다. 아귀간을 차게 식힌 미니 아이스크림으로 낯설게 시작하는 코스는 보리멸치막장을 곁들이는 알배추로 한국사람들의 쾌감대로 돌아온다. 이후 한식과 일식, 양식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며, 멋진 장소와 어우러지는 근사한 다이닝의 영역으로 객들을 이끌어간다. 겨울의 끝자락에 안녕을 고하는 밀치와 봄을 맞이한 태안의 쭈꾸미, 통영의 도다리 등 어물전이란 이름에 걸맞는 제철 해산물들이 주연을 맡고 쑥, 두릅 같은 봄의 전령사들이 뒤를 받친다. 특히 갯벌의 염분을 먹고 자라는 어부들의 봄나물 세발나물은 이 시기, 이 장소에 너무 잘 어울리는 식재료 같다. 특별한 모임에 외국음식을 떠올리는 게 이제는 어쩌면 올드한 사고일 지도 모르겠다. 한식은 갈수록 젊고 트렌디해지고 있다. — www.instagram.com/colin_beak

어물전 청

서울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앰버서더 서울 2층 214호, 2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