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쓴 이후 소응충 사부님은 가게를 다른 분께 넘기고 떠나셨습니다. 사부님이 꼭 건강히 복귀하시길 기원합니다.)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중식당은 어디인가요? 전 여기요. — 소응충 사부가 화교 아버지에 이어 2대 째 운영하는 중화요리집. 만두집으로 시작한 가게는 손님들의 요청으로 메뉴에 없는 요리들을 만들어 주다 지금은 ‘화상손만두’라는 상호가 무색하게 다양한 요리를 파는 식당이 되었다. 2년 전 소사부님의 건강 문제로 문을 닫았던 이 식당은 최근 서교동에서 다시 문을 열었는데, 2년 동안 요리 수련을 하고 오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음식이 더욱 맛있어졌다..! 2년 전 인생 팔보채를 맛보게 해준 이 식당에서 오늘 난 인생 유린기와 인생 가지튀김을 만났다. 유린기는 튀김옷이 닭껍질 위에 소복하게 쌓여있는데 달큰한 간장소스와 청양고추에 적셔 먹는 그 맛이 정말 끝내준다. 가지튀김은 동그란 단면으로 썰어 촉촉하게 튀겨낸 뒤 칠리소스로 겉을 코팅했는데 “전구알 튀김”이란 말이 어울리는 식감이 난다. 만두도 취향 저격. 자극적인 만두를 싫어하는 내게 이곳의 김치만두는 ‘혼자 한판 다 먹을 수 있겠다.’ 싶은 거의 유일한 김치만두였다. 시그니쳐 메뉴인 군만두도 명불허전인데, 나초칩처럼 바삭한 만두피 속에 거짓말처럼 촉촉한 고기부추소가 그득 담겨있다. 옆 테이블 남자들이 먹는 음식이 너무 궁금해서 고량주 한 잔 드리고 음식을 받아왔다는 후문. 20대 때 압구정 진주네 이후로 처음으로 술집에서 합석할 뻔 했다. instagram: colin_beak
화상손만두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5길 1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