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미 넘치는 통갈매기살. — 자양동 아파트촌 사이에 자리한 동네 고깃집. 알수록 매력이 깊어지는 곳이다. 방문하기 전 몇 가지 사항만 숙지한다면 이곳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1) 당일 공수한 통갈매기살 갈매기살은 내장과 인접한 부위로 육향이 짙은 대신 부패가 빨라 유통과 보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통 신선하지 않은 갈매기살은 강한 양념을 입혀 썰어서 내는데 이곳은 매일 신선한 갈매기살을 공수해 통으로 낸다. 2) 야성미 넘치는 고기 통갈매기살은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꽤 멀다. 먹다보면 턱근육이 살짝 뭉칠 정도로 저작감이 있는 쪽에 가깝다. 고기를 씹으면 소고기 같은 구수한 육즙을 쭉쭉 뿜어내는 데, 기름맛으로 먹는 고기와는 다른 결로 미각을 자극한다. 3) 야성미 넘치는 이모님 ‘SNS 보면 욕 밖에 없어~’ 작게 한탄하는 이모님. 무표정함과 쏘아붙이는 듯한 말투 때문에 누군가는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겠으나, 내가 보기엔 홀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름 최선의 방식으로 접객을 하시는 것처럼 보였다. 현재 일흔의 연세이신데, 예순하나되던 해 사랑의 증표로 팔뚝에 문신을 남기는 낭만도 있는 분이다. 4) 고기와 쌈은 따로 이모님이 강조하는 이 집의 고기 먹는 법은 고기와 채소를 따로 즐기는 것. 고기는 굵은 소금만 찍어 고유의 육향을 즐기고, 쌈은 상추에 당귀, 깻잎무침, 콩나물무침, 파채 등을 올려 뒤섞인 상쾌한 향을 즐긴다. 당귀는 정녕 쌈채소의 최고봉. 5) 제대로 된 된장찌개 구수한 된장 냄새에 달큰한 고추장 맛이 살짝 섞인 국물에 보드라운 연두부가 들어간 된찌는 갈매기살 영혼의 단짝이다. instagram: colin_beak
강쇠네
서울 광진구 뚝섬로 53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