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맨 같은 국물떡볶이. — 서울역에서 멀지 않은 거리, 서계동에 위치한 떡볶이집. 비좁은 입구 만큼이나 비좁은 공간에 옛날 물건들과 WWF 시절 프로레슬링 포스터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떡볶이를 주문하면 주방에서 즉석에서 조리해 주시는데, 떡볶이를 만들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90년대 가요를 따라 흥얼거리시는 사장님은 “노력하는 자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즐기는 자” 같았다. 이윽고 나온 국물떡볶이. 국물의 색깔과 질감을 보니 내가 보통 선호하는 맑은 스타일은 아니고 ‘순이네고릴라’ 같은 묵직한 스타일의 떡볶이다. 떡만 먹었을 땐 진가를 알아채지 못했는데 국물과 함께 떠먹는 순간 눈이 번쩍! 묵직한 바디감과 짙은 감칠맛, 끝에 목을 탁하고 치는 칼칼함. 취향을 떠나 정말 끝내주는 떡볶이였다. 눈 앞에는 엘리자베스를 어깨 위에 올린 마초맨이 보였는데, 이 떡볶이는 마치 그가 시전하는 필살기 다이빙 엘보 드롭 같았다. Ooh~ yeah! — www.instagram.com/colin_beak
서울역 철도 떡볶이
서울 용산구 청파로93길 18-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