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성장기 같은 비스트로. — 장래희망이 요리사인 한 소녀가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요리를 시작해 13살에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19살에는 최연소로 ‘마스터셰프코리아’에 도전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토론토로 유학을 떠나 7년의 시간을 보낸 그녀는 서울로 돌아와 본인의 첫 식당 ‘비스트로앤트로’를 열었다. 식당을 함께 찾은 미식가 분이 본인은 이 식당의 열렬한 팬이라며, 말한다. 수많은 셰프님들을 봐왔지만 이곳의 셰프님만큼 열정적인 사람은 못 봤다고. 그 때 초롱초롱한 눈과 단단해 보이는 입매를 가진 한 숙녀 분이 인사를 건낸다. 참 궁금했던, 윤아름 셰프님과의 첫 만남이었다. 음식을 접해보니 이 식당이 “무국적 다이닝”을 내세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정교한 조리법, 다양한 소스와 향신료를 활용한 섬세한 맛은 전형적인 프렌치 같지만 스페인, 이탈리아, 남미 등 국경을 초월한 음식들이 이 식당의 국적을 단정짓기 어렵게 만든다. 내가 느낀 이곳의 음식은 “캐주얼하게 즐기는 파인다이닝”이다. 비싼 재료에 그저 기대는 것이 아닌, 일상과 보통의 재료들로 만들어내는 비일상적인 맛. 매 접시마다 예상을 뛰어넘는 맛에 식사하는 내내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태우듯 익힌 가지와 버터로 만든 잿빛 소스, 생강과 시나몬의 향을 입힌 당근 퓌레, 하몽을 갈아넣은 초콜릿에 찍어먹는 츄러스는 육성으로 감탄이 튀어나왔다. 셰프님의 데이터베이스엔 넓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찍은 1억 장이 넘는 사진이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미 무르익었지만 앞으로 더 농익어 갈 그녀의 요리가 너무 기대가 되고, 또 응원하고 싶다. — www.instagram.com/colin_beak
비스트로 앤트로
서울 강남구 논현로159길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