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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10개월

2만원짜리 베네치아행 티켓. — 최근에 시청한 베네치아 배경의 한 여행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낡은 건물 사이의 바다를 배경으로 해산물튀김을 먹는 장면이 있었다. 감성이 충만해진 그가 내뱉은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이 순간이 전혀 끔찍하지 않다’며 운을 띄운 뒤 그는 “여기서 끝내도 좋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얼 끝낸다는 건지 굳이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그 순간의 충만한 감정은 스크린 너머 나에게도 전해졌고, 언젠가는 꼭 베네치아에 가겠다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얼마 뒤 만난 해방촌의 <세몰리나클럽>은 내게 무척이나 특별하게 다가왔다. 하얗게 페인트칠한 벽 위에 알록달록한 그림 액자들이 어지러이 걸려있는 실내. 머리카락을 샛노랗게 물들인 도발적인 외모의 사내가 요리를 한다. 선택한 메뉴는 베네치아 노동자들의 음식에서 그 지역의 대표적인 스트리트푸드가 된 해산물튀김과 베네치아 근교에서 시작된 맥주 비라모레띠. 바스락거리는 튀김옷을 입은 관자, 오징어, 새우에 레몬즙을 뿌린 뒤 화이트와인비니거, 타임, 엑스트라버진오일로 만든 소스를 올려 먹는다. 돌돌 만 유산지에 담아 물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맛이다. 기분 좋은 곡물 향이 풍기는 비라모레띠도 함께. — www.instagram.com/colin_beak

세몰리나 클럽

서울 용산구 신흥로 5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