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서울 최고의 한식당. 강북엔 호반, 강남엔 여기. — 나의 부모님은 고깃집, 횟집이 아닌 이상에야 한식당에서 외식하는 걸 꺼려하신다.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라는 것, 심지어 집에서 먹는 게 더 맛있다는 이유에서다. 야심차게 모시고 갔던 ‘한성칼국수’에서 극악의 가성비로 혼쭐이 났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에게 한식으로 만족감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숙련된 요리솜씨로 즐거움을 주는 한식당들이 있다. 그간 내게 그런 식당이라 하면 낙원동의 ‘호반’, 한강로동의 ‘섬집’, 창전동의 ‘미로식당’ 등이 떠오르는데, 이제는 이곳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중 하나일 것 같다. 논현동에 있는 <고향집>이다. 옥호는 뻔하지만, 음식은 전혀 뻔하지 않다. 수육이냐 제육이냐 항상 고민하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제육반수육반’. 고기가 어찌나 담백하고 촉촉한 지. 젊은이들도 즐길 수 있는 고소한 청국장도 안 시키면 섭섭한 메뉴다. 계란후라이 사이드는 필수. 가장 놀라웠던 메뉴는 황태구이. 시중의 자극적인 황태구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쫄깃한 살이 두툼하게 올라온 황태 위에 매콤한 양념과 간장 두 가지로 양념한 다진 파채를 수북이 올려서 낸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비주얼과 맛에 아재들도 기꺼이 카메라를 켠다. ‘한식당에서 부모님 만족시키기’라는 미션임파서블이 여기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 www.instagram.com/colin_beak
고향집
서울 강남구 언주로134길 1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