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시장의 튀김 셰프님. — 중곡동 제일골목시장에 <콩이네>라는 아주 특별한 분식집이 하나 있다. 부부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으로 아내분은 접객을, 남편분은 요리를 맡고 있다. 남자 사장님의 이력과 관련해서 소문이 무성하다. 고급 레스토랑 출신이라는 둥 일식 셰프님이셨다는 둥. 그도 그럴 것이 시장 분식집이라고 하기엔 음식이 너무나 독창적이고, 그 담음새도 남다르다. 가장 유명한 건 튀김. 팽이버섯이나 가지처럼 분식집에서 흔치 않은 재료들을 사용해 겉에 튀김꽃이 피도록 튀기고, 튀김을 포개어 매대 위에 멋스럽게 진열한다. 종류 당 천원도 안하는 튀김에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정성. 튀김 속재료나 양념도 범상치 않다. 고추튀김에는 두부와 오징어 조각이 들어가 있고, 가지튀김은 다진 채소를 굴소스에 버무린 뒤 튀김 위에 끼얹어 낸다. 이 집의 떡볶이에 대해서는 평이 갈리는데, 그도 그럴 것이 양념에 단맛이나 매운 맛이 적고 채썬 생채소를 듬뿍 넣어 상쾌한 느낌마저 드는 독특한 떡볶이다. 개인적으론 고추장, 물엿 범벅인 떡볶이보다 훨씬 좋았다. 여자 사장님은 너무나 친절하시다. 손님의 불손한 태도에도 기분 나빠하시기는 커녕 더욱 낮은 자세로 임하신다. 옆에서 보는 내가 더 갑갑한 마음이 들 만큼 무조건적인 친절. 가게 설명에 따르면 음식 솜씨가 부족해 좋은 재료를 쓴다고 한다. 오뎅 국물 한 잔도 그냥 내지 않고 튀김가루와 김가루를 일일이 담아서 낸다. 이런 마음씨를 지닌 식당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www.instagram.com/colin_beak
콩이네 분식
서울 광진구 긴고랑로9길 28 1층 10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