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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9개월

시대를 앞서간 젤라또 바. — 분명히 지상에 있는데 마치 지하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공간. 주우재를 떠올리게 하는 사내와 동굴 보이스를 가진 사내가 아이스크림과 술을 팔고 있다. 재료의 제약 없이 자신의 세계를 맘껏 펼칠 수 있는 게 젤라또의 매력이라지만, 이곳의 젤라또는 색다름의 차원이 다르다. 평양냉면육수 소르베 위에 도토리묵을 올리고, 샤인머스캣 젤라또엔 초고추장을 곁들인다. 사워도우 발사믹, 대저토마토 살사 나초, 화이트초콜릿 압생트 등 평범한 메뉴 따윈 없다. 매 달 한번 모든 메뉴를 갱신한다는 얘길 듣고선 알 수 있었다. 여기 사장님은 대단한 또라이라는 걸… 평양냉면 소르베는 간간한 육수 위에 고춧가루가 뿌려진 것이 현재 휴업 중인 을지면옥을 위한 헌사 같다. (하지만 이 가격이면 을밀대에 가서 살얼음 육수를 마시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당근버터는 녹진하고 부드러운 젤라또에 사워크림과 큐민을 곁들이는데, 새로웠고 술안주하기에도 참 좋았다. 이곳의 또다른 강력한 매력은 스무가지에 가까운 글래스 와인. 쉐리, 만데이라, 내추럴, 버블, 레드, 화이트 카테고리 별로 복수의 옵션을 제공하고, 젤라또의 플레이버에 맞게 페어링을 한다. 회전율이 빠른 편도 아닌 작은 업장에서 이런 정책을? 의아해서 여쭤보니 요즘 식당들이 바틀로 파는 정책이 맘에 들지 않았다고. 사장님, 착한 또라이로 인정. www.instagram.com/colin_beak

살리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58-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