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 여름 굴 축제. 굴은 겨울에 식중독 위험이 크다는 사실, 아시나요? — 세계 굴 양식량 1등 대한민국. 하지만 굴을 활용한 미식 문화는 그만큼 발전하진 못했는데,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굴은 겨울 외에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굴을 겨울 한 철 음식으로 제한짓고 있는데, 어찌보면 굴은 겨울에 가장 위험하다. 노로바이러스가 낮은 기온에서 더 활발해지기 때문. 실제로 ‘21년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5년 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60% 이상이 11월-3월 사이에 집중 발생했다. 여름에 굴을 먹지 않은 또다른 이유는 산란기인 7-8월에 독소를 품고 산란 후엔 폐사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인데, 이것을 극복한 것이 “삼배체굴”이다. 염색체 개체수를 3배수로 만들어 생식이 불가해진 굴은 여름에도 독소가 없고, 영양분을 스스로 품어 남다른 튼실함을 자랑한다. (어쩐지 측은한…) 또 하나 국내 굴의 미식문화를 가로막는 건 먹는 방식의 편향성. 굴찜, 굴구이, 굴튀김과 같은 여러 조리법과 다양한 곁들임으로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음에도, 접시에 처참하게 담긴 굴을 초장 맛에 의지해 먹는 한국 가정식 식문화가 굴의 진정한 대중화를 오히려 억제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다. 이런 배경에서 제1회 서울 여름 굴 축제, ‘오이스터 페스타’가 열린다. 주최자는 국내 오이스터바 문화를 이끄는 서익훈 대표님. 장소는 그가 뉴욕에서 접한 오이스터바를 청담에 구현한 <펄쉘>과 보다 대중적인 컨셉으로 가격대를 낮춘 <더즌오이스터>이다. 오크통을 모티브로 한 공간 속, 바에서 즉시 셔킹해주는 튼실한 태안, 강진의 삼배체굴을 맛볼 수 있다. 뉴올리언스에서 시작된 굴구이 ‘오이스터록펠러’ 처럼 한껏 꾸민 굴도 좋지만, 레몬즙, 미뇨네트만 올린 민낯의 굴에 시원한 스파클링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여름 굴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젊은 대표님이 쏘아 올린 작은 축제가 앞으로 모든 이의 축제로 발전해나가길 바라며. instagram: colin_beak
더즌 오이스터 바 & 그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63-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