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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8개월

텐동의 봄. — 열전도율이 그 어디보다 높은 서울의 외식 시장. 한 해에도 수많은 식당과 메뉴가 뜨고 진다. 이젠 찜닭을 먹고 싶어도 주위에서 식당을 찾기가 어렵고, 탕후루 매장 앞의 줄은 매일 조금씩 짧아진다. 한동안은 텐동이 참 뜨거웠더랬다. 고슬고슬한 밥 위에 푸짐하게 올라간 기름진 바삭함. 단짠을 감싸는 고소한 계란 노른자. 한창 빠져있을 땐 매일 먹고 싶었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 압구정에서 성수동으로 이사온 <우마텐>은 텐동이 뜨거웠던 그 당시 이치젠, 텐동요츠야와 함께 “서울 3대 텐동”으로 불리던 곳이다. 내게 텐동이라는 세계를 소개해준, 한동안 주변에 열성적으로 추천했던 곳. 오랜만에 방문한 이곳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있었다. 성수사거리의 상권만큼 조용했고, 조용히 식사를 즐기러 온 혼밥족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텐동을 처음 만났을 때 만큼의 감동은 당연히 느끼기 어려웠지만, 오랜만에 만난 이 집의 텐동은 여전히 내 입맛을 잡아끌었다. 날선 튀김옷과 함께 통째로 씹어먹는 소프트쉘엔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속 편한 튀김을 연구하고, 조금 늦더라도 최선을 다해 조리하는 사장님. 어서 다시 봄이 와야할텐데, 요즘 날씨 또 왜 이리 쌀쌀한 지. — www.instagram.com/colin_beak

우마텐

서울 성동구 동일로 143 성수1차 대우아파트 1층 1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