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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5.0
6개월

이방인을 위한 코리안스위츠. --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이 한식에 이어 경험할 만한 한국식 후식에는 뭐가 있을까? K-디저트 볶음밥을 열외로 둔다면, 내세울 무언가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우리에겐 짧지 않은 디저트의 역사가 있다. 조선시대 궁궐에도 ‘생과방’이라는 후식 담당부서가 있었고, 왕실가족과 궁궐에 방문한 귀빈들을 위한 다과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아픈 역사들을 거치며 한국과자는 전통의 유지와 대중화에 실패하며 점차 명절에나 먹는 음식으로 고착되었고, 서구식디저트가 대신 우리의 일상을 채워갔다. 한국과자는 낡고 촌스러운 것이란 인식과 함께. 고려 말 문신 이조년이 지은 <다정가>의 시조 한 구절에서 이름을 따온 한국찻집/과자점 ‘다정도 병인 양’은 이런 풍조에 시원한 한 방을 날린다. 여느 브랜드들 같은 과한 컨셉 없이, 전통성을 지키면서도 요즘 감성도 충족시키는 세련됨을 보인다. 뼛속까지 저릿한 오미자차나 대추를 그대로 액체화한 듯한 대추차도 발군이고, 켜켜이 쌓아 튀겨 조청을 입힌 ‘개성주악’과 발효향이 증기의 결에 따라 피어나는 ‘기정떡’에는 함께 방문한 토종 한국인들 모두 마치 신세계를 만난 이방인처럼 감탄했다.

다정도 병인 양

서울 강북구 4.19로 41-1 2층

권오찬

그저 옛것으로 치부되었다가 오히려 MZ 세대로부터 시작한 다시 바라보기로 사랑받는 우리네 한복과 먹거리, 노포..

Colin B

@moya95 레트로는 썩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는 어설프게 흉내내는 게 아니라 옛것을 요즘 감성에 맞게 세련되게 풀어내서 너무 만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