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호텔 중식은 가라. -- 쿵쾅쿵쾅 로비에 흐르는 라운지 음악에 맞춰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추상회화의 대명사 몬드리안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는, 기하학적 패턴과 몽환적 색채로 가득한 이태원의 몬드리안호텔. 그 안에 호텔의 매혹적인 분위기를 닮은 중식당이 있다. 도발적 외모에 드레드를 딴 정찬희셰프님. 연남동 ‘몽중식’을 이끌며 <영웅본색> 같은 영화를 테마로 한 미식코스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하는 발칙한 시도를 했던 셰프님이다. 이런 셰프님이 이끄는 호텔 중식당이라니, 결코 뻔할 리 없지. 묵직한 식감의 탕수육 위에 레몬과 딜 버터로 풍미를 더했고, 시원한 닭육수로 끓인 짬뽕에는 레몬그라스와 라임의 향을 입혔다. 재료의 호사스러움을 속이 비치는 분피로 은근하게 드러낸 양장피는 이 날 밤 가장 아름다웠다. “호텔 중식”이라는 단어가 가진 중압감이 분명 있었을텐데, 리스크를 안고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나가는 셰프님이 대단해 보였다. -- #SMT차이나룸 이태원동. 녹사평역. 11:30 - 22:00
SMT 차이나룸
서울 용산구 장문로 23 몬드리안호텔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