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타난 제대로 된 스파이스카레. -- 인도의 마살라가 영국의 커리로, 그리고 일본의 카레라이스로, 그리고 한국의 3분 카레로. 향신료라면 사족을 못쓰는 내겐 주기적으로 주입을 해줘야 하는 음식인데, 이 또한 오뚜기의 위엄인지 우리나라에선 외식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다. 특히 향신료의 복합적인 향을 즐기는 스파이스카레를 다루는 식당들은 오래 가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가 태반이다. 예외라면 ‘성북동카레’, 서촌의 ‘공기식당’ 정도? 냉면에 말아먹는 밥으로 내게 강렬한 인상을 줬던 ‘돼지공탕하우’팀이 최근 압구정에 스파이스카레집을 냈다. 좋아하던 카레집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 와중에 들린 참 반가운 소식이었다. 선반에 쌓인 다양한 스파이스들에 한 번 끄덕, 다양한 향들이 어지러이 섞여들어오는 첫 입에 또 한번 끄덕했다. 주 재료를 각기 다르게 마리네이드하여 하나의 카레를 여러 맛으로 풀어내는 것도 흥미로웠다. 장닭의 큼직한 다리 두 개가 들어간 치킨 카레가 개인적으로는 베스트. 맛의 균형도, 무게감도 딱 좋았다. 3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우설 카레는 마치 뵈프부르기뇽의 일본 스파이스카레 버전 같은데, 이장우씨처럼 “헤베베”한 식감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 먹고 헤베베해질 거다. -- #커리샵단풍 신사동. 압구정로데오역. 11:30 - 21:00 (월, 화 휴무)
커리샵 단풍
서울 강남구 선릉로157길 13-5 HYUN 65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