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너 어디까지 순해질래” #소공순대 부담없이 편안하게 식사 할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을 꿈꾸며, 젊은 사장님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순대국집. 젊은 일본음식점 같이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나는 순대국집은 자고로 재래시장 안의 그것처럼 찐한 사람냄새가 나야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버릴 때도 된 것 같다. #순대국 좋아하는 여자가 이상형이에요 10여년 전만 해도 순대국은 그야말로 아재의 음식이었다. 순대국집은 아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듯 남자 일색이었고, “순대국 좋아하는 여자”는 꾸밈없고 쿨한 사람과 동의어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긴 일이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추어 육수와 고기 부위를 내는 집들이 늘어나고 웅취를 잡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순대국은 더 이상 아재들의 성역이 아니게 됐다. #병천순대국 이 집은 두 가지 순대국을 파는데 맑은 국물의 병천순대국과 빨간 국물의 소공순대국이다. 개인적으로는 병천순대국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독특해서다. 맑은 순대국을 내는 곳들도 물론 있지만 여기 병천순대국은 맑아도 너무 맑다. 먹으면 사골 국물인가 싶고, 돼지머리나 내장이 들어가긴 했나 의심이 들 정도다. 그래서 진한 순대국에 소주 한 잔 하러 온 사람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술 마신 다음날 속을 차분히 달래기엔 꽤 좋은 국물이다. #삼색순대 순대 정식을 주문하면 고기, 김치, 야채를 각각 넣은 삼색 순대가 함께 서빙된다. 선지보다는 다른 재료들이 더 튀는 맛이라 소세지처럼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같이 나오는 고기 부위는 머릿고기 중심이고 내장 부위는 없다. #초심자를 위한 순대국 부담없는 식사라는 식당이 내세우는 가치가 음식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이미 닳을데로 닳은 순대국 고수들말고 이제는 순대국을 좀 알아보고 싶은 초심자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곳이다. - 추천메뉴: 병천순대정식 - 주의: 인근에 농민백암 instagram: colin_beak
소공 순대
서울 강남구 선릉로82길 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