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Colin B
추천해요
4년

“정글의 법칙 in 청담동” #정글의 법칙 로바다야키나 야키토리집에서는 강한 숯불 위에서 식재료들을 순식간에 구워낸다. “치익—“ 하는 아찔한 소리와 함께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와 그 연기 속에서 공들여 굽는 셰프의 모습은 보기만해도 맛있는 기분이다. 내게 군침을 흘리게 하는 또 다른 구이 요리의 모습은 TV 속 ‘정글의 법칙’에 있다. “타닥, 타닥”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이 꼬치에 끼운 식재료를 요리조리 돌려가며 굽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재료가 먹음직스럽게 익고, 이를 맛보는 첫입의 짜릿함은 시청자인 내게도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내게 원시적인 음식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다. 어릴적 즐겨 본 ‘프린스톤 가족’ 속 뼈에 붙은 고기처럼. #원시구이 최근 청담동에 이런 나의 환상을 채워주는 곳이 생겼다. 식당 이름은 ‘로바타 라이브라’. 다찌 가운데 있는 모래밭. 그 위에 화로를 놓고 숯을 층층이 쌓은 뒤 그 주변에서 꼬치에 꽂은 물고기와 육고기를 굽는다. 원시적인 방법으로 굽는다 하여 “원시구이” 란다. 주문하면 몇 십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센불에서 빠르게 구워야 육즙이 보존된다는 믿음에 반대되는 방법이다. 프라이팬이나 돌판에 고기를 구우면 접촉면을 통한 전도열에 의해 고기가 익게된다. 전도열은 침투력이 약해 겉은 타고 속은 안 익기 쉽상이다. 원시구이의 경우 숯불에서 나오는 복사열과 원적외선에 의해 고기가 익는다. 복사열은 고기 겉면에 얇은 막을 만들어 육즙을 가두고 원적외선은 고기 안으로 파고들어 속까지 골고루 익힌다. 이렇게 구운 금태와 닭다리는 과연 아주 촉촉했다. 탄맛 없이 바삭하게 구워진 닭껍질도 매력적이었다. 다만 훈연향이 적다보니 조금 밋밋한 느낌도 들었다. 불맛이 없는 불요리랄까. #맛있는 요리들 발길을 끈 건 원시구이지만 만족감을 준 건 오히려 다른 요리들이었다. ‘모듬오뎅’. 일본에서 말하는 오뎅은 어묵과 각종 해산물, 야채를 넣고 끓인 전골 요리다. 이 곳의 오뎅에는 우리가 아는 오뎅은 없다. 소고기를 우려낸듯 묵직한 육수에 버섯, 계란, 해초, 토마토, 소시지와 스지가 들어간다. 하나도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뒀는데 의외로 다들 친하게 지내는 상황 같다. ‘시샤모 난방즈케’. 시샤모에 얇은 옷을 입혀 저온의 기름에서 튀긴 후 폰즈 소스에 푹 적셔낸다. 시샤모의 고소한 맛, 생선과 감귤의 감칠맛, 양파채와 무순의 알싸한 맛이 맛깔나게 어우러진다. 나쁜 맛의 정석 ‘한우 대창 볶음’과 레어하게 구워 타다끼 느낌이 나는 로스트비프 요리도 썩 괜찮았다. 아쉬웠던 메뉴는 야끼 오니기리. 바삭함이 없다보니 약간 떡진 느낌의 식감이었다. 동네도 동네고, 조리법도 조리법이라 가격도 좀 있는 편. - 추천메뉴: 닭다리 원시구이, 모듬오뎅 instagram: colin_beak

로바타 라이브라

서울 강남구 선릉로148길 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