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벗어나, 쌈” #신숙희진골막국수 가평은 강원도에서 경기도 동부까지 이어지는 막국수 문화권에 속해있다. 그만큼 가평에도 참 많은 막국수집들이 있다. 명성으로 따지면 식객에 소개된 ‘송원막국수’가 압도적이지만, 이 곳 ‘신숙희진골막국수’도 현지인 맛집으로 알음알음 이름을 알리다 이젠 만만찮게 유명한 곳이 됐다. 서울을 벗어나고 싶어 멀리까지 나온만큼, 서울을 벗어난 느낌을 주는 장소와 음식을 찾게되는 것이 인지상정. 그런 사람들에게 이 곳은 참 좋은 옵션이다. #제육쌈 흔히 “제육”이라하면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낸 제육볶음을 떠올리는데, 제육의 원말은 “저육(豬肉)”으로 돼지고기 자체를 의미한다. 내게 제육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하면 세가지가 떠오른다: 1) 굴과 함께 보쌈 김치에 싸먹는 제육, 2) 평양냉면 위에 올려먹는 제육, 3) 각종 잎채소 위에 된장과 함께 올려 싸먹는 제육. 이 식당에서 막국수보다 유명한 메뉴가 있다. ‘편육’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제육 쌈이다. 우선 잎채소가 정말 살벌하게 나온다. 다양한 잎채소를 풍성하게 쌓아주는데, 뒷 마당에서 갓 따온 것처럼 하나같이 싱싱하다. 고기는 꼭 바베큐를 한 것처럼 거무튀튀한데 양념에 재워 삶은 것이라고 한다. 고기도 흠잡을데 없이 맛있다. 하지만 이 요리의 주인공은 확실히 잎채소다. #막국수 강원도와 경기도 동부의 막국수는 비빔, 물을 구분하지 않고 취향에 따라 육수를 따라서 먹는 형태가 많다. 이 곳도 그러한데, 육수 뿐 아니라 식초, 설탕, 겨자까지 원하는대로 넣어먹는 DIY 막국수다. 막국수는 강원도에서 서울 쪽으로 오면서 새콤달콤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곳의 막국수는 강원도 쪽에 가깝다. 거기에 면발도 도톰하고 육수까지 부어 먹으니 서울 사람들에겐 다소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맛이다. 시킨대로 설탕과 식초를 더한 뒤, 눈을 감고 ‘이 건 강원도의 맛이다’를 세번 되내고 먹으면 맛이 뚜렷해지는 매직. 식도락 연차가 늘어날수록 이런 흐릿한 맛으로 취향이 바뀌는 것 같다. #감자전 이 집의 히든메뉴는 바로 감자전. 담백하기만 한 감자전은 가라. 바삭한 식감에 기름기 좔좔 흐르는 감자전이 건강한 맛에 돌을 던진다. 팁이라면, 고기가 떨어져 갈 곳 잃은 쌈에 감자전을 올려 먹어도 맛이 썩 괜찮다. 자기 색깔이 또렷하고, 그 색깔이 서울을 벗어나 있어 좋은 곳. instagram: colin_beak
본가 신숙희 진골막국수
경기 가평군 상면 청군로 62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