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백반집” #베트남 음식 베트남 음식은 국내에 미식 문화가 지금처럼 꽃피우기 전인 1990년대에 유입되어 한국의 식문화 중 일부로 자리잡았지만, 쌀국수와 월남쌈 외에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메뉴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그나마도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국내에서 정통 베트남 음식을 맛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근들어 한국 사람들의 미식 수준이 향상되면서 어센틱 푸드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베트남 음식점도 베트남 사람이 정통 방식으로 요리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락시장 인근의 작은 식당 ‘르메콩’도 이 중 하나다. #쌀국수와 허브 국내 베트남 음식점들은 고수(라우 무이)와 레몬 정도를 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곳은 라임을 비롯하여 소엽풀(라우 응오), 타이바질, 쿨란트로와 같은 국내 식당에서 보기 힘든 허브들을 구비하고 있다. 그것도 트래이에 쌓아두고 손님들이 마음껏 가져가도록 한다. 향신료 향이 은은하게 배인 담백한 소고기 육수는 그대로도 좋지만, 라임즙과 강렬한 허브의 향미가 녹아들었을 때 비로소 베트남의 맛이 된다. #소불고기 반미 이 식당에 오면 꼭 주문하는 반미. 식당에서 직접 반죽하고 구워내는 쌀 바게트가 일품이다. 사이즈도 어마어마해서 입천장 다 까질듯한 비주얼인데, 겉은 파사삭 부서지고 속은 폭신폭신해서 먹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소불고기 반미는 고소한 반미 안에 달달한 소불고기와 절인 야채, 특제 소스가 듬뿍 들어간다. 새콤달콤하고 풍성한 느낌이 들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쌀국수와 마찬가지로 허브를 곁들이면 보다 이국적인 맛으로 즐길 수 있다. #해물 반쎄오 쌀가루 반죽에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부쳐낸 요리다. 2.5만원이라는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그만큼 거대한 사이즈와 푸짐하게 담긴 해산물로 보답한다. 코코넛밀크가 더해져 부드러운 맛이 나는 부침, 본연의 맛을 들고 있는 해산물들, 우적우적 씹히는 숙주나물을 라이스 페이퍼로 말아 느억맘 소스에 찍어 먹는다. 밋밋한 듯 참 묘한 매력이 있어 결국 접시 바닥을 확인하게 되는 요리다. 이 곳은 fancy한 식당은 아니다. 오히려 수더분한 동네식당에 가깝다. 멋 부리지 않은 인테리어와 벽 한켠에 걸려있는 베트남 조리사 자격증이 베트남의 백반집 같이 편안한, 그래서 더 어쎈틱한 느낌을 준다. 식당은 뭐든 넉넉하게 내주고 손님들은 취향에 따라 편하게 먹는다. 다만, 예전 방문했을 때는 이래서 수지가 맞나 싶을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와 장마 때문인지 허브의 가짓수도 줄고 음식 재료도 조금 줄어든 게 보인다. 아쉬움보다는 안타까운 마음. 더 성업해서 이대로 오래 남아있어줬으면. instagram: colin_beak
르메콩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284 소석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