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테키에 끌렸다 나폴리탄에 반하다” <‘다인’의 돈테키정식과 나폴리탄 스파게티> #다인 연희동과 연남동 사이에 있는 일본 가정식집. 일본식 경양식이라 할 수 있는 화양식을 비롯하여 가볍게 한 끼 할 수 있는 일본 음식들을 낸다. 요리는 젊은 남자 셰프님이 전담하고, 가게 운영은 남매가 함께 한다. 음식에도, 서비스에도 온기가 배어있다. 높은 좌석에 불안해하던 딸도 어느새 긴장을 풀고 머묾을 즐긴다. 언제 불안해했냐는듯, 그릇에 코를 박고 할당된 음식을 해치우곤 “여기 또 올래!” 한다. #돈테키정식 나를 이 식당으로 끌어들인 메뉴. 돼지 스테이크를 쌀밥, 장국과 함께 먹는 음식이다. 저온의 기름에서 익힌 돼지고기를 양배추채 위에 올리고, 즉석에서 끓인 데리야끼 소스를 부은 뒤 마늘 플레이크를 뿌려서 완성한다. 돼지고기는 수비드 조리한듯 부드럽다. 달고 짭짤한 데리야끼소스와 톡쏘는 겨자소스가 침샘을 강하게 자극하는데, 이내 달달한 양배추채와 쌀밥이 이를 진정시킨다. 가라아게와 스파게티를 담당하기로 한 일곱살 딸이 자꾸만 내 담당 음식에 욕심을 낸다. 그만큼 어렵지 않고, 쉽게 손이 가는 음식이다. 이 식당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있는 음식인데, 정작 사장님은 메뉴에서 빼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하신다. 원래는 현지와 같이 두툼한 등심을 쓰려고 했는데, 국내의 고기 정형 방식과 조리시간에 대한 제약으로 얇은 목살을 쓰다보니 원하는 맛이 안나온다는 것. 이런 고민을 하는 식당은 믿을 수 있다. #나폴리탄스파게티 고독한미식가의 고로상에게 추억의 맛을 선사하고, 심야식당에서 모든 걸 잃은 한 여자에게 위로가 되어준 음식. 태평양 전쟁 이후 미국의 통조림 스파게티가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음식으로, 대표적인 화양식 중 하나다. 일부 이탈리아 사람들에겐 파스타에 대한 모욕으로, 많은 일본 사람들에겐 추억을 떠올리는 기제로 받아들여지는 음식이기도 하다. 내겐 너무 이상적인 나폴리탄 스파게티였다. 알덴테 따위 신경쓰지 않는 통통한 면발, 넉넉하게 넣은 소시지와 베이컨. 그리고 케첩과 특제 토마토소스를 함께 넣었다는 소스는 이 음식의 깊이를 너무 얇지도, 그렇다고 너무 깊지도 않은 지점으로 가져다 놓았다. (부록) 나폴리탄 스파게티 맛있게 먹는 방법. 1. 포크로 소시지를 하나 찍은 상태로 면을 돌돌 말아 입안 가득 차도록 넣는다. 2. 파마산 치즈가루를 사정 없이 뿌려서 먹는다. 3. 그 위에 타바스코 같은 걸 끼얹는다. 4. 쌀밥 위에 올려 반찬으로 활용한다. instagram: colin_beak
다인
서울 마포구 동교로46길 10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