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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n B

추천해요

2년

“서울에서도 부산 밀면” <‘황산냉면’의 밀면> 음식에도 텃세가 있는 걸까? 순대국밥과 냉면 문화가 발전한 서울에서 이들의 친척격인 돼지국밥과 밀면은 왜 이리 찾기 어려운 건지. 아쉬워하던 내게 한줄기 빛이 된 방이동 ‘황산냉면’. 1958년 황해도 출신의 창업주가 여수에 처음 가게를 열었다 이후 어찌어찌하여 부산에 ‘황산밀면’이란 옥호로 터를 잡았고, 2012년 창업주의 큰 아들 분이 서울에 ‘황산냉면’으로 가게를 연 것이 그 다음 세대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밀면은 부산으로 내려간 함경도 피란민들이 메밀 대신 미국의 원조 물자였던 밀을 사용하여 만든 지역 특색음식이다. 그 음식을 가지고 서울 강남으로 올라온 이 집은 한번 더 현지화 과정을 거친듯한 느낌. 서울풍 부산식 함경도 음식이랄까? 메뉴판에 구분되어있는 밀면과 냉면. 이 집의 밀면은 쿰쿰한 돼지육수나 얼얼한 다대기와는 거리가 멀다. 사골 육수 베이스의 상큼한 국물에 도톰한 면을 말고 고기 고명과 채썬 배, 오이, 무채 등을 제법 정갈하게 올렸다.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슬라이스된 삶은 달걀은 감동이다. 메밀전은 겉을 바싹 익혀 바삭바삭하게 낸다. 치커리 등 다양한 채소를 넣어 아삭아삭 씹히고 쌉싸름한 맛이 나도록 한 것이 묘한 매력이 있다. 가격도 착하다. 밀면 7천원, 넉넉한 사이즈의 메밀전 3천원, 수준급이라 들은 어복쟁반도 2만 5천원. 손님들 대부분이 단골로 보이고 뜨내기는 나 밖에 없더라. 나도 단골할래요. instagram: colin_beak

황산냉면

서울 송파구 가락로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