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13의 주방을 맡고 계신 소르티노 셰프의 베이커리 겸 다이닝 카페다. 메뉴에 크림 먹물 뇨끼가 등장했길래 바로 시도해봤다. 먹물을 넣어 새까만 뇨끼가 새하얀 치즈 크림 소스의 색과 대비되며 인상적인 시각미를 만들어낸다. 그 사이사이를 붉은 색의 새우가 뛰놀고 있다. 시각미에 꽤 신경을 쓴 듯한 메뉴. 맛도 정말 훌륭하다. 큼지막하게 빚어 입에 꽉차는 부드러운 식감의 뇨끼, 바싹한 겉과 부드러운 속의 식감 대비를 잘 살렸고 고소한 향미가 잘 어우러진다. 소스는 크림에다 진한 그라나 치즈를 갈아넣은 소스인데,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하고 진하게 치고 올라오는 치즈 향이 느껴진다. 그라나 파다노로는 이런 깊은맛을 내기 힘들 것 같으니 아마 파르미지아노 치즈인 것으로 추정. 거기다 질 좋은 강렬한 올리브유와 함께 파슬리가 어우러진다. 신선하고 선명한 새우의 향과 탱글한 식감까지 가세하면 이 완벽한 조화에 아찔해진다. 맛에 놀라고 저렴한 가격에 한 번 더 놀라게 하는 카페그라노다. 이렇게 클래식하고 섬세한 파스타를 1.6만원이라는 가격에 선보일 수 있다니! 여기 음식에 익숙해지면 국내의 웬만한 이탤리언은 돈이 아까워서 못 간다. 소르티노 세프님 감사합니다 ㅋㅋ 빵과 커피에 관해서는 다음에 따로 리뷰를 올리려고 한다. 베이커리 카페로서도 정말 훌륭하지만 트라토리아로서의 카페그라노를 무엇보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카페 그라노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