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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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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빛바랜 겨울이 희미해진 아침이었다. 맑고 창백한 햇살을 입고 성북천을 걸었다. 작은 문 안에서 아저씨는 신문을 읽고 있었고, 라디오에선 양희은의 목소리가 까랑까랑하게 울렸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자 은갈빛 머리칼을 끄덕이며 천천히 일어섰다. 양철 쟁반으로 덮인 솥이 열리고 더운 김이 뭉게뭉게 퍼졌다. 토렴한 뚝배기가 무척 따뜻했다. 손을 느릿느릿 움직여 자하젓을 조금 넣고 수란을 헤쳐 살살 저었다. 뚝배기를 두 손으로 들고 마셨다. 몸이 더워왔다. 그제야 겨울이 아무 말없이 떠나버린 걸 깨달았다.

일흥 콩나물국밥

서울 성북구 고려대로5길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