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짜임새가 어떤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이 오면, 세포들이 곤두서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것들이 잠시 하나로 뭉치는 것 같은 착각이 이어진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접시의 뜨거움이, 작은 그릇 속 피클의 두툼함이, 오른손에 들린 포크의 무게가, 질지도 되지도 않은 소스가, 그렇게 이 모든 것들이 너무도 지나치게 적당해서 서로 짠 것만 같은 그런 기분. 멈추거나 참을 수가 없었다. 파스타 두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아 삐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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