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길 바쁜 몸짓들을 비껴 걸었다. 오래된 가게 안에선 아주머니들이 우거지를 다듬느라 바빠 보였다. 테이블 위에는 벌써 빈 그릇들이 놓여 있었다. 된장을 부드럽게 풀어낸 국물엔 고춧가루가 없었다. 해장국이 부드럽고 말캉하고 온순해서 거침이 없었다. 밥 한 공기를 해장국에 쏟아넣었다. 그득해진 그릇을 살살 저어 내장과 우거지와 선지를 밥그릇에 도로 덜어냈다. 이 더운 날에도 뜨거운 국물이 너끈히 참아졌다. 아마 순해서 그랬을 것이다. 옆자리 아저씨가 신문을 펼쳐 들었다. 아주머니가 우거지를 다시 집어 들었다. 나는 깻잎 김치를 밥숟가락에 얹어 들었다.
서씨네 해장국
서울 마포구 토정로 29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