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지나 강을 건넜다. 묽은 햇살이 드문드문한 거리가 연필로 그린 듯 흐려 보였다. 가게 안에 하나뿐인 빈자리에 비좁게 앉아서 앞자리 어르신들의 반쯤 빈 소주병을 힐끗거렸다. 북어찜을 듬성듬성 찢었다. 밥숟가락을 입에 쟁였다. 북어찜 덩이를 덥석 물었다. 불그스레 졸인 북어가 폭신하고 짭짜래했다. 북어국에 새우젓을 조금 넣고 밥을 말았다. 담박하고 조곤하고 따뜻한 국물이 짙고 깊었다. 강을 지나 여름을 건넜다.
원조 북어국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 117-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