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글몽글하고 하얀 순두부가 포근하고 탐스러웠다. 봄햇살을 담은 것처럼 보드랍고 따뜻했다. 간장을 넣으려다 말고 숟가락으로 얇게 저며 떠냈다. 입안에서 구수한 콩내음이 옅고 길게 퍼졌다. 솥에서 덜어낸 뜨거운 밥 위에 얹어 비볐다. 다른 찬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금세 눌러 내린 두부를 들기름에 부쳐 내왔다. 작은 철판 위에서 두부가 이글지글 열기를 내뿜었다. 덜 굳힌 두부라서 자꾸만 바스라졌다. 날김에 싸서, 김치에 얹어서, 콩나물에 덧대서 먹었다. 밥상 위엔 간장만 남았다.
성북손두부
서울 성북구 보문로32길 3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