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덜 깬 탓인지, 비에 젖은 저녁 7시 냄새 같은 것이 거리에 맴돌았다. 일요일 시장 골목의 아침은 느리고 묽게 흘러가는 듯했다. 뚝배기가 펄펄 끓고 있었다. 조용히 수저를 놓고, 냉장고에서 컵을 가져다 물을 따랐다. 안경을 벗어들고 안팎을 닦으며 열기가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그릇에 가득한 내장이 제멋대로 큼직했다. 칼이 없어 손으로 뜯어낸 것만 같았다. 흰 밥을 넣고 새우젓만 더하고 손을 멈췄다. 맑은 국물 순대국에서 맑은 맛이 났다. 덧댄 맛 없이 보드랍고 담박하고 깨끗했다. 옆자리에서 내 빈그릇을 보고 소주를 꺼내왔다. 그사이 햇살이 조금 단단해진 것 같았다.
삽다리 순대국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42길 3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