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추천으로 찾게 된 여기 홍대 디스틸. 이제 위스키와 특별한 칵테일을 생각하면 홍대로 와야할 이유가 생겼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거나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했을 때의 그 기분을 종종 이렇게 맛집에서도 느끼는데, 한번 그렇게 마음에 들어오게 되면 꼭 단골이 되고싶다는 의지가 생긴다. 몽키스모킹, 얼스윈드앤스파이스를 마셨다. 알콜 함량이 미듐이었고, 모든 칵테일마다 그 이야기가 있다. 특히 얼스, 윈드 & 스파이스 라는 칵테일은 특이하게 전통주를 기본 베이스로 만든 칵테일이신데. 이 땅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셨다고 한다. 흙에 대한 느낌을 내기 위해서 많이 고민하면서 만든 칵테일이라고 하셨다. 맛있다는 칵테일바에 가서도 느껴보지 못 했던 느낌. 이 곳에서 만든 모든 칵테일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과 그들의 이야기와 무생물의 칵테일에게도 성격이 생겨있는 아주 특별한 칵테일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그 말은 이 곳의 바텐더분들이 모든 술을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가 그렇다는 뜻이다. 이 술에 대해서 마치 내 자식자랑을 하듯이 너무 뿌듯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하나하나 설명해주신다. 어떻게 이런 칵테일을 만들게 됐는지 아주 우연한 계기에서부터 이 맛을 섞고 이 위스키를 선택한 이유와 그래서 어떤 맛이 느껴지고, 그래서 이 칵테일의 성격이 어떤지. 어떤 사람들이 마시길 바라면서 이 칵테일을 만들었는지. 하나하나 미주알 고주알 설명해주시는 바텐더분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 저절로 칵테일은 맛있어진다. 그때부터는 그 칵테일이 내 취향인지 아닌지는 문제가 아니게 된대. 그저 이 세상에 특별하게 태어난 사랑스러운 칵테일을 맛보는 순간이 절로 행복해진다. 사실 홍대에서는 위스키나 칵테일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하지 않는 곳이었던 것 같다. 그냥 내 개인적인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보통 이태원이나 청담동쪽을 떠올렸던 것 같다. 여기를 데리고 가준 지인에게 감사한 마음:)
디스틸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15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