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마음으로 차분히 어느 집의 집밥을 먹으러 찾아가는 곳. 정갈하고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담겨있는 밑반찬과 오늘의 반찬들과 함께 맛있는 쌀밥 한그릇을 뚝딱 할 수 있는 곳. 원래 다 먹은 후의 사진은 안 찍는게 국룰인데, 일부러라도 찍어서 망플에 업로드한다. 맛도 참 맛있지만, 마음이 따듯해지는 이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으레 조금씩 남기는 반찬들을 차근차근 다 먹으려고 노력했다. 사장님이 키우던 하얀 백구가 무지개다리를 건넜고, 지금은 식당 근처 길냥이들을 챙기시는 인스타그램도 몇번 봤고 또 어머님과 같이 식당을 운영하시는데 투닥투닥 거리시다가도 다시 두분이 소박히 웃으시는 얘기들을 밥먹으면서 들을 수 있다. 아마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장보는 얘기를 나누시는 것 같았다. 그냥 그런…기분 아시려나. 선한 사람을 만난 느낌…? 그런 느낌. 그래서 남김없이 다 먹고 일어나고 싶은 그 기분. 콩나물은 깨끗하고 신선해요. 곰취? 나물도 깔끔하게 간도 세지 않아서 훌렁훌렁 들어가요. 김치도 딱 적당히 익었어요. 고슬고슬 쌀밥도 달달하니 좋아요. 원래 국은 잘 안 먹는데도 건더기부터 국물까지 후식처럼 후루룩 마셨어요. 또 다시 와야죠. 누구네 어머님 집밥 얻어먹으러. 핸드폰 없이 그냥 밥만 푸욱- 먹고 나오는 그런 공간이었다. 아주 좋았다.
구내식당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9길 74 1층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