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하게 별로를 누른다. 내가 방문한 그 날에 내려진 원두가 또는 온도가 또는 어떤 다른 컨디션의 변수가 평소와 달라서인지는 모르겠다. 원두가 오버로스팅된 느낌이 플랫화이트를 뚫고도 혀에서 계속 남아돈다. 맛있고 깊은 쌉싸름, 고소함보다는 이건 확실히 많이 탔다. 싶은 느낌과 조금 컨디션이 안 좋은 원두인가 싶은 느낌. 커피는 용량을 그리 많이 주지 않는데도 내가 처음으로 그 흔한 라떼를 결국 다 마시지 못 하고 버렸다. 보통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는 맛의 통일성을 위해서 으레 오버로스팅을 한다. 스타벅스는 아주~ 오버로스팅의 대명사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오버로스팅보다 더 …거부감이 드는 탄맛. 한 때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커피 맛집 투어를 다니다, 결국 가장 근본은 블렌딩원두가 맛있는 것이 그게 예술이고 실력이며, 비싼 스페셜티 커피보다 가장 기본에 저렴한 그 가게의 아메리카노가 맛있어야 좋은 카페라는 걸 느낀 이후로 커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다. 심지어, 어떤 커피맛집이라는 곳보다 메가커피가 더 괜찮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아무튼, 여의도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여기 카페에서 나는 예상치 못 하게 실망하고 말아버렸다.
그레이 에스프레소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방로 379 제일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