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맛집 이라는 말은 종종 전국구 맛집 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로 인식되곤 한다. 내가 상상하는 동네 맛집은 단순히 규모나 명성에서 오는 차이를 넘어, 동네 사람들과의 격 없는 소통, 손님 개개인의 취향에 대한 세심한 배려, 그리고 따뜻한 친절함으로 가득 찬 곳이다. 그런 동네 맛집의 가치는 결코 전국구 맛집보다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온 단골 손님의 딸아이 헤어스타일이 바뀐 걸 알아차리고, 손님이 아침에 먼 곳에 다녀왔음을 눈치채어 계산할 때 짧지만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삼선짬뽕에 젓가락을 대기 직전에 “잠시만요” 하며 앞치마를 가져다주는 센스. 테이블마다 단무지가 떨어지지 않았는지 세심히 확인하고, 땅콩이 들어간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들에게는 꼭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지 물어보는 배려. 4천원짜리 군만두도 돈이 되어서 준비한 메뉴는 아닐 것이다. 직원들에게 지시할 때조차 항상 낮은 목소리와 미소로 일하는 사장님의 모습에서는 이 일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한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런 동네 맛집은 맛있는 음식만을 파는 곳이 아니다. 친절과 세심함으로 사람들의 하루를 조금 더 활기차게 만들어 주는 공간이다.
화린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42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