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 있는 브랜딩이 인상적인 신생 평양냉면집. 쇳내 진동하는 문래동 한복판에 ‘철산장’이라는 상호, 공업사 건물을 그대로 살린 터프한 외관, 그리고 녹슨 철사를 닮은 냉면 면발의 빛깔까지 — 모든 요소가 한 방향을 가리킨다. 고명도 짙은 색감을 띠어 전체적으로 톤이 잘 맞는다. 면을 다 건져 먹은 뒤엔 육수가 살짝 탁해지는 스타일. 끝까지 맛있게 먹었다. 전에 진구정 평냉을 먹고 “진구정은 오크, 진영면옥은 엘프”라며 농담한 적이 있는데, 드디어 그 드립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했다. 여긴 정말, 딱 드워프다.
철산장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77가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