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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5.0
11일

8년 전, 처음 광화문국밥을 갔을 때는 왜 ‘면옥’이 아니냐며 혼자 투덜댔었다. 그런데 정말로 광화문면옥이라는 이름의 평양냉면집이 생겨버렸다. 그것도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로. 거대 자본의 향기가 훅 묻어나는 공간. 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냉면이 맛있느냐, 아니냐. 고명의 모양새는 서령이나 메밀단편을 떠올리게 하는 단정한 비주얼. 배를 먼저 한입, 달다. 이어서 면을 풀어 한입, “어, 뭐지?” 메밀의 향긋함이 사악 스치고, 면발은 퍼펙트 그 자체. 그대로 육수까지 순식간에 클리어했다. 올해(25년) 1월 향동가 논현점 이후로 가본 신규 평냉집 중에서는 메밀면만 놓고 보면 단연 압도적. 육수는 요즘 유행 보다 슴슴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나야 뭐, 너무 좋아하는 맛. 최근 오픈한 ‘어진’과 ‘성산옥’은 빌딩 지하에서 방어 중이라 열외, 아직 소박한(?) 폼을 유지하고 있는 장충동 평냉과 필동도 제외 한다면, 이제 시청을 중심으로 우래옥, 을지면옥, 서령, 광화문면옥의 각축전이 펼쳐질 듯 하다. 다만, 이 정도 규모에서 이 퀄리티가 계속 유지될지—그게 가장 큰 관건.

광화문 면옥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2 광화문 오피시아 1층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