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놀랐어요. 경동시장이 이 정도로 사람들 붐비는 곳인지 몰랐는데, 한겨울에 날이 좀 풀려서인지 서울시내 어르신들 총출동 느낌. 지하로 내려갔더니 지상과는 전혀 다르게 한산한 모습에 두 번 놀라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유독 한 곳만 인산인해. 줄이 줄이 이렇게나 길지 몰랐어요. 한 30여분 웨이팅 국시와 배추전. 사진으로 보기엔 양이 얼마 안되어 보이지만 국시 한 그릇만 먹어도 배 불러요. 배추전 양도 많고. 점심에 이 두 메뉴 먹고 저녁은 자연스레 건너뛰었습니다. 국시의 면은 듣던데로 인상적 입니다. 면티에 나이키 로고 큼지막하게 박혀있듯 나 이런 면발이야 하고 건방진 모습 보이는 사내 느낌. 배추와 슴슴한 육수가 건방진 면발 녀석을 오냐오냐 하며 키우는 모양새 배추전이야말로 이 집의 시그니처. 다시 간다면 그건 국시 때문이 아니라 배추전 때문일 것. 외할머니께서 종종 해 주시던 그리운 맛입니다. 일부러 여기까지 온 보람을 느꼈어요.
안동집
서울 동대문구 고산자로36길 3 경동시장 신관 지하 1층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