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국밥’이지만 근처에 시장은 없어요, 청송옥. 장터국밥의 유래를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대략 ‘배고프고 돈 없는 서민(시장민?)들을 위해 이것저것 넣고 양을 불려 끓인 후, 한 그릇씩 퍼주는 장국밥’을 장터국밥이라 하는 것 같네요. ‘이것저것’의 잡내와 풋내를 가리기 위해 장을 넣어 끓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청송옥 장터국밥의 가격(1만1000원)을 생각하면, 유래와 취지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장터국밥이라기보다는 ‘경상도식 소고기 뭇국’이 맞아 보여요. 그렇다 치고… 식당에 앉아 주문을 하면, 장국을 허름한 플라스틱 뚝배기에 담아 바로(3분도 안 걸리는 듯) 내어주십니다. 새빨간 장국에 소면 한 움큼을 털어 넣고 휘휘 저어 소면에 국물을 흡수시킵니다. 한 젓가락을 뜨는 순간, 이 집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무의 달콤함, 소고기의 육향을 머금은 얼큰한 국물이 소면에 온전히 담겨 딸려옵니다. 캬~ 소면과 밥은 무제한에 가깝습니다. 처음엔 밥이 반 공기만 담겨 나오지만, 그렇다고 화내시면 안 됩니다. 말씀드리면 계속 가져다 주시니까요. 하지만 내어주시는 소면과 국물이 생각보다 푸짐해서 밥을 추가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소면은 추가한다는 얘깁니…) 그냥 제대로 잘 끓인 얼큰 소고기 뭇국일 뿐이지만, 며칠만 지나도 생각나는 맛이라 종종 찾게 되는 듯합니다. 유래를 찾아봤음에도 ‘왜 시장도 없는데 장터국밥일까’ 따위를 고민하면서요.
장터국밥 청송옥
서울 중구 서소문로11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