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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이 맛있네요, 정신라멘. 광화문 인근 라멘집을 몇 군데 리뷰했는데, 그걸 본 친구가 ‘정신라멘도 꽤 괜찮다’고 추천하길래 방문해봤습니다. 라멘의 기본인 ‘돈코츠’에 차슈와 계란을 추가해 주문했습니다. 배가 몹시 고팠던지라 치킨 카레도 추가를... (네, 맞아요. 뚱땡이라 그렇습...) 음식이 나올 때까지 주변 단골분들 주문하는 걸 엿들었는데, 매운 ‘정신라멘’에 계란만 두 개를 추가하시더라고요. 음? 왜 계란만 두 개를??? 돈코츠 국물을 한 숟가락 했습니다. 어... 아직까지 먹었던 돈코츠와 뭔가 결이 다릅니다. 심심할 정도로 깔끔한 맛이어서, 돼지뼈를 덜 끓이신 건가 싶었네요. 이렇게 절제된(?) 돈코츠는 취향이 아닌데... 면을 들어올렸는데, 면도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소면 만큼 얇은, 조금 덜 익힌 면발이 육수를 충분히 빨아들이지 못합니다. 차슈도 육수 안에 잠겨있던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뻣뻣하네요. 네, 뭐... 계란은 근래 먹은 모든 계란을 통틀어 가장 맛있었습니다. 익힘이 썩 적절합니다. 튼실한 겉면을 허물고 나면 속의 노른자가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계란만 단독으로 먹어도 부족함이 없겠다 싶었네요. 역시! 단골들의 입맛은 정확합니다. 식당을 나서며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 정신라멘 갔다왔다. 진짜 맛있어서 추천한 거냐?” 목소리의 심상찮음을 느낀 친구가 말했습니다. “미안!”

정신라멘

서울 중구 남대문로1길 26-11 1층

Luscious.K

ㅋㅋㅋ 미안

비교적온순

@marious 뭐, 다른 여러 대화들이 있었지만, 빠른 사과가 친구를 살렸달까요? :)

Luscious.K

@dulana 여기 아주 나쁘지 않았는데 세월도 흐르고 라멘 상향평준이 되서 더 그랬을 수도 있겠어요. 그나저나 참 현명한 친구를 두셨네요 ㅎ

비교적온순

@marious 어, 혹시 저 갔던 날만 잘못 내주셨던 건 아니겠죠? 음... 댓글 보고 ‘친구놈 끌고’ 다시 방문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정신라멘’이 궁금하긴 했어요. 단골분들이 다 그것만 시키셔서..

Luscious.K

@dulana 여기가 좀 담백한 스타일이긴 해요. 게다가 한국화도 많이 됐고. 어쩌면 온순님 미각 레벨이 너무 높으실 수도 있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