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장에서 먹던 그 맛, 함박웃음. ‘담원’, ‘더덕’, ‘태진옥’, ‘석교’ 등 근래 찐~한 순댓국을 찾아 다니다 보니, 맑은 순댓국 맛이 가물가물해 방문했습니다. 너무 간만에 왔나봐요. 그 새 가격이 올랐네요. 간만의 방문이니 만큼 특(9000원)으로 시켰습니다. (사실 항상 특으로 시킵니...) 여전히 무자비한 고기 양을 자랑합니다. 뚝배기 안에 머릿고기가 꽉꽉 들어차 있어요. 고기를 먹다 지칠 때 즈음 큼지막한 순대 두 개가 눈에 보입니다. 순댓국이 아니라 돼지머리국밥이라 불러야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가서 먹었던 ‘맑은 시장 순댓국’이 떠오르는 분위기와 맛입니다. 기교 따위 없고요, 맑은 육수에 그저 푸짐~하게 담아 내주십니다. 새우젓과 다대기를 넣지 않으면 그저 밍밍한 고깃국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추억의 맛인지라 좋아라 합니다만,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기엔 뭔가 부족한 순댓국입니다. 소주 안주로도 제 역할을 못하는 순댓국이라 생각해요. ‘맑은’, ‘푸짐한’ 한 끼를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근 탑골공원 할아버지들 틈에 껴서 먹는 한 끼는, 꽤나 특이하고 재미있는 경험으로 느껴지실 겁니다.
함박웃음 순대국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2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