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가득한 중식 우동, 영화루. 장안평역 인근의 중식 노포를 방문했습니다. 허름한 매장 외관과 퉁퉁한 사장님의 옷차림(녹색 줄무늬 폴로티에 핑크색 레이스 땡땡이 앞치마...)에서 무시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집니다. 깐풍육(2만4000원)을 시켰습니다. 와... 이거 양을 왜 이렇게 많이 주시나요? (사장님 인상을 보니) 남기면 안될 것 같은데, 수북히 쌓아 주신 깐풍육에 압도되었습니다. 맛은 딱 옛날식 깐풍육 맛입니다. 맛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추억 가득한 ‘옛날 맛’이네요. 케찹과 아주 약간의 식초, 설탕, 고추기름이 골고루 뒤섞였습니다. 이런 옛날식 중국 요리엔 맥주가 무척 잘 어울리죠. 어쩔 수 없이 맥주를... 보통 중국집에선 짬뽕을 시키는데, 여기 메뉴판엔 짜장이나 짬뽕보다 우동(8000원)이 먼저 적혀있네요. 궁금함을 못이기고 우동만 두 그릇을 시켰습니다. 우동도 딱 옛날 그 맛입니다. 미원이 적절히 섞인, 시원하고도 털털한 그 맛요. 이 국물맛이 이 집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가보시라고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옛맛에 대한 추억이 없으신 분이라면 분명 실망하실 겁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중식 우동을 많이 드셨던 분이라면 한 번쯤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루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93길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