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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기를 넣어야 드러나는 진가, 진한 순댓국. 맑은 순댓국(9000원)을 펄펄 끓여 내어 주시는 집입니다. 언뜻 봐도 순댓국과 반찬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무척 훌륭한 것이, 왜 이 집의 평가가 좋은지를 알 수 있었네요. 순댓국이 나오자마자 한 숟가락 떴습니다. 음… 뭔가 살짝 빠진 듯한 느낌입니다. 눈에 보이는 퀄리티엔 미치지 못하는 감칠맛… 슴슴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국물도 걸쭉한데… 왜? 엥? 뭐지? 옆 테이블에서 순댓국을 흡입하시던 어르신의 뚝배기를 봤습니다. 다대기를 얼마나 넣으셨는지, 국물이 빨갛습니다. 맑은 순댓국을 먹고 싶어서 다대기를 안 넣으려 했지만, 어르신을 믿고 크게 한 숟가락 넣고 풀어 봅니다. 부추도 넣고, 후추도, 들깨가루도, 청양고추도 한 스푼 넣고 휘휘 섞습니다. 그리고 한 입… 아!!! 이겁니다. 드디어 확 깨어나는 진한 맛! 육수가 살아나며 완성됩니다. 순대는 큼지막하게 세 개가 들어 있고, 머릿고기가 듬뿍 담겼네요. 밥 한 공기를 다 먹기 어려울 만큼 푸짐합니다. 직접 퍼다 먹을 수 있는 깍두기의 완성도 역시 보이는 퀄리티만큼 훌륭합니다. ‘완성된’ 순댓국 사이사이를 메꿔 주는 상큼함이랄까요? 순댓국 맛집은 당연히 깍두기도 맛있기 마련이지요. ‘24시간 운영’이 주는 든든함, 적은 대기줄, 노포의 느낌이 어우러진 집입니다. 소주 한 잔을 곁들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다음엔 오소리감투와 소주를 먹어야겠습니다.

진한순대국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83길 5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