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었던 첫 방문의 기억을 덮다, 태평순대. ‘태평순대’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이제 개업한지 1년 정도 되었던가요? ‘할리스’가 문을 닫고 순댓국집이 오픈했다는 걸 알았을 때, 너무나 신난 나머지 팀원들을 데리고 방문했더랬죠. 결과는 팀원들의 실망 섞인 평가와 내적 쌍욕을... 서빙하는 직원분의 불친절함, 반만 담긴 공깃밥, 어정쩡하게 끓여 맹탕인 육수, 쉰내 나는 순대가 뒤섞여 최악의 경험을 남겼더랬습니다. 당시 뽈레를 몰랐기에 망정이지, 리뷰를 썼더라면 쌍욕이 섞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긴 대기줄과 ‘나쁘지는 않았다’는 선배의 평가, 부정적이지 않은 뽈레의 리뷰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도전해볼까’, ‘조금은 좋아진 걸까’, ‘처음이라 그랬을 수도’ 등의 생각들을 하며 재방문 시기를 노렸습니다. 퇴근 후 매장 앞 대기줄이 없는 걸 보고 (엄청 망설이다가) 들어갔습니다. 손님이 없으니 뭔가 더 불안한 이 기분... 순댓국 특(1만1000원)을 시켰습니다. 음... 개업 초기와는 많은 것들이 달라졌네요. 너무나 친절하고 깍듯한 남성 직원(사장님 아들이 아닐까 싶었어요), 냄새부터 제대로 끓인 티가 나는 진한 육수, ‘특‘이라는 이름에 맞는 고기의 양, 깔끔한 반찬 세팅... 여전히 개선할 점(인근 순댓국집 대비 부족한 개성, 서빙하시는 분들의 효율적이지 못한 움직임 등)이 눈에 띄지만, 처음부터 이랬더라면 종종 방문했을텐데요... 최악의 첫 경험을 다독이는 재방문이었습니다. 또 실망하지 않아서 다행예요. 태평순대가 유명 맛집으로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회사 가까운 곳에 순댓국 맛집이 있다는 건, 순댓국 러버 입장에선 축복이니까요. 다음에 또 한 번 방문해보겠습니다. 그때도 괜찮으면 팀원들과도 함께 방문하겠습니다.
태평순대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5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