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소주가 잘 어울리는 취저 평냉집, 대엽. 회사 선배의 초대로 작년 말 오픈했다는 ‘대엽 을지로점’을 방문했습니다. 12시 반 정도에 갔는데, 대기줄 없이 입장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전반적으로 음식들의 간이 꽤 센 편입니다. 일반적인 평냉집의 슴슴한 만두(반접시 6000원) 맛을 예상했다가, 입안에 들어오는 간간함과 감칠맛에 움찔하게 됩니다. 평냉집에서 파는 만두가 아닌, 함냉집의 만두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감과 퀄리티는 좋은... 평냉(1만3000원)도 꽤 간간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균형이 무척 훌륭합니다. 면은 을밀대의 그것을 살짝 얇게 한 느낌이고(실제로 맛이 유사한 것 같아요), 올라간 고기들의 질감과 맛도 좋습니다. 짭쪼름한 육수는 고춧가루 뺀 필동면옥과 유사한 느낌입니다. 이 육수가 면과 파, 계란, 고기 등 모든 평냉의 요소를 한 데 모으는 역할을 함은 물론, 다른 안주류(제육, 녹두지짐이 등)와의 어울림을 조율하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네요. 소주와의 어울림도 매우 좋습니다. 음식들을 반접시씩 주문할 수 있어, 이것저것 시켜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인근 유명 평냉 맛집들 대비 저렴한 가격도 마음에 쏙 듭니다. 초대해 주신 선배가 “이 집은 돈을 쓴 만큼 대접 받는 느낌이야”라시네요. 동감입니다.
대엽
서울 중구 을지로 1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