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죽으로 맛을 낸 개운 칼국수, 조조칼국수. 조개로 끓인 칼국수의 공통점이라면 바로 '시원함' 아닐까 싶습니다. 전분기 가득한 칼국수가 시원한 느낌을 내기 까지의 과정엔, 요리사의 실력과 더불어 재료의 선별이 중요하겠지요. 칼국수에 들어가는 조개는 크게 바지락, 동죽으로 나뉘는 듯 합니다. 백합으로 맛을 내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칼국수라는 요리의 근간에 '저렴한 서민 음식'이라는 인식을 고려한다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백합은 칼국수와 매칭이 어색하달까요? 바지락은 주로 서해와 호남쪽에서, 동죽은 경남쪽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알고있습니다. 두 조개로 끓인 칼국수는 예상 외로 맛 차이가 꽤 나는 편입니다. 바지락으로만 끓인 칼국수는 감칠맛에 더 치우친 느낌이고, 동죽 칼국수는 개운함과 깔끔함이 한껏 강조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두 조개를 섞어 칼국수를 끓이시는 집들도 꽤 있습니다만... '조조칼국수'는 동죽으로만 끓여낸 칼국수를 내주십니다.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감칠맛은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 얼큰함으로 덮습니다. 그 때문인지 개운함이 더더욱 강조되는 느낌입니다. 이 개운함이 칼국수 전분기의 텁텁함을 산뜻하게 날려주는군요. 매콤짭짤한 겉절이도 개운함을 증폭시킵니다. 간만에 방문했더니 대기줄이 많이 늘었네요. 개업 초기 때보다 칼국수 맛도, 파전의 바삭함도 더 늘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서울 시내에서 개운한 칼국수를 드시고 싶으시다면 한 번 방문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조조칼국수
서울 중구 세종대로11길 2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