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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게 썰어낸 천황돔의 꼬순 매력, 남양수산. 제주에서 휘닉스아일랜드로 숙소를 잡으면 꼭 방문하는 횟집입니다. 무심한 비주얼과 생각보다 수북한 양, 서더리탕의 맛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막회처럼 투박하게 숭덩숭덩 썰어주시는 회가 이 집의 매력입니다. 이번에 방문하니 사장님께서 '천황돔'이라는 생선을 권해주시더라고요. 처음 들어보는 고기여서 조금 검색해보니 참돔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가진, 겨울철에만 잠깐 맛볼 수 있는 자연산 돔이라 합니다. 생각보다 매력적이라는 리뷰들이 몇 개 보이는군요. 맛이 궁금해서 말씀대로 한 번 시켜봤습니다. 콘도에 와서 알루미늄 박스를 꺼냈는데, 매 번 그렇듯 크기가 작아보입니다. 6만원짜리(소) 회가 맞나 싶은... 하지만 막상 알루미늄 상자를 열어보면 틈없이 빽빽하게 들어찬 회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무게도 묵직하고요. 접시에 옮겨담으면 외부 횟집의 모듬회 대자 보다 양이 많은 걸 알 수 있습니다. 남양수산 회는 잘게 막회처럼 썰어주시는 경우가 많아서 두 세점을 한꺼번에 드셔야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 한 젓가락을 푹 떠서 와사비를 올린 후 간장에 찍어 입에 쏙 넣습니다. 아들놈이 따라 준 청하 한 잔을 곁들이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그나저나 천황돔이라는 물고기, 꽤 꼬숩네요. 쫀득탱탱한 식감 뒤에 따라오는 고소함이 몹시 마음에 듭니다. 기름기가 돌아서인지 고소한 감칠맛이 확 올라옵니다. 참돔, 돌돔, 감성돔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요. 다음 겨울에 오면 장모님 따님에게도 천황돔을 사줘야겠습니다. 이번엔 아들과 단 둘이 온 여행이라, 천황돔의 고소함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또 나만 빼고 먹었냐"라고 하실 게 뻔합니...

남양수산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동서로56번길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