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방문 한 백만년만에 웨이팅해서 식사한 듯. 근데 웨이팅 한 보람이 있다 ! 기다린 보람이 느껴지는 뿌듯한 식당 발견. 8, 90년대 미국 모텔이나 낡은 호텔을 테마로 삼은 곳인데, 생생하게 인테리어로 구현해냈다. 그에 걸맞는 선곡과, 연말 크리스마스 트리 덕분에 아늑함과 설렘이 가득 느껴져서 좋았음. 주말 저녁 5시 반 쯤 갔는데 한시간 조금 넘게 기다렸음. 멜란짜네와 볼로네제 라구 파스타, 트러플 살라미 피자 주문. 와인 페어링하기 좋은 곳이라 하여 또 알쓰지만 가볍게 하나 시켜봄. 스파클링 와인 중 스프링 시드 집시 블랑 드 블랑으로 택. 정식으로 가지요리는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과는 좀 다른 느낌이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다. 라구 소스, 크림 소스 듬뿍 올려 베이컨 얹고 치즈로 감싼 가지는 생각보다 물컹하지 않고 식감이 아삭하게 살아있었음. 크림 소스도 꾸덕하니 맛있고 치즈도 신선함이 느껴지며 씹을수록 가지 육즙이 팡팡 터진다. 볼로네제 라구 파스타, 여기 라구 소스가 진짜 맛있는 듯! 자잘하게 씹히는 고기의 식감도 재밌고, 소스가 매콤하니 물리지 않고 계속 들어간다. 앉은 자리에서 혼자 파스타 한 접시 뚝딱 가능할 듯. 물론 소스까지 모조리 싹싹 긁어서. 피자! 솔직히 화덕피자가 거기서 거기지 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음. 일단 치즈 퀼리티가 미쳤다. 비록 잘 모르지만 신선하고 좋은 치즈를 사용했다는 건 한 입 먹는 순간 바로 느낄 수 있었음. 감칠맛도 대박이고 쫄깃함이 살아있음. 살라미, 버섯, 올리브 등 각각의 재료들이 튀는 맛 없이 상당히 조화로웠다. 그런데 트러플 향은 크게 느끼지 못했음. 와인은 잘 몰라서 일단 그나마 만만한(?) 스파클링 와인 중 청사과, 배, 시트러스의 새콤함을 느낄 수 있다는 스프링 시드 집시 블랑 드 블랑으로 선택. 맑고 크리스피한 질감이라는데 .. 술알못이라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냥 조금 달달하고 청량하면서 약간은 쌉싸름하고 톡 쏜다 정도 ..? 같이 간 일행이 굉장히 맛있다며 잘 마셔서 그냥 괜히 뿌듯했음. 연말 분위기와 찰떡인 데다가 맛있는 음식, 근사한 음악과 영화까지 어우러지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모든 메뉴 맛이 궁금해지는 그런 곳. 고로 항상 빈방이 있었으면 좋겠다 !!!
베이컨시
서울 관악구 봉천로62길 5 옥산빌딩 지하1층